living note

금선사의 달밤(우란분절)

반야화 2016. 8. 18. 15:36

음력 7월 보름,

지옥문이 열리는 날 밤 달빛 청아하다

살아서는 해가 뜨면  깨어나고

죽어서는  달빛으로 깨어나는가

서라벌의 진산 선도산 정수리에 새벽달 푸르고

목련존자 지극한 정성으로 어머니 손잡고

달 속에서 걸어 나오신다

 

우리 몸이 우주이며 태극인걸

양의 기운 점점 쇠하고 사그라들면

태극 같은 몸은 꼬리만 남고

그 꼬리조차 사라지면 음의 배아가

점점 성하여 태극의 머리가 푸른 달빛으로

태어나 어둠을 밝히는데

태양으로 살다가 태음으로 된다한들

서러울 게 뭐가 있으랴

 

거룩한 존자님 달을 박차고 걸어 나오는 길에

푸른 단청 빛나고 초록 잎들은 청제 부인인양

양의 기운이 서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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