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7월 보름,
지옥문이 열리는 날 밤 달빛 청아하다
살아서는 해가 뜨면 깨어나고
죽어서는 달빛으로 깨어나는가
서라벌의 진산 선도산 정수리에 새벽달 푸르고
목련존자 지극한 정성으로 어머니 손잡고
달 속에서 걸어 나오신다
우리 몸이 우주이며 태극인걸
양의 기운 점점 쇠하고 사그라들면
태극 같은 몸은 꼬리만 남고
그 꼬리조차 사라지면 음의 배아가
점점 성하여 태극의 머리가 푸른 달빛으로
태어나 어둠을 밝히는데
태양으로 살다가 태음으로 된다한들
서러울 게 뭐가 있으랴
거룩한 존자님 달을 박차고 걸어 나오는 길에
푸른 단청 빛나고 초록 잎들은 청제 부인인양
양의 기운이 서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