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사계

이중섭미술관

반야화 2013. 2. 19. 12:31

오늘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이중섭 생가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있어서 한걸음에 달려갔다. 다행히 미술관은 실내이기 때문에 둘러보는데 지장이 없어 편히 감상하고 생가에 들어갔더니 오래된 초가 한 칸이 이중섭의 생가인 줄 알았더니 기막히게도 초라한 초가 한 모퉁이 1평도 안되어 보이는 작은방 한 칸에 세 들어 살면서 네 식구가 생활을 했다고 해서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눈물이 나서 돌아오는 길 내내 생각에 잠겼다. 생전에 그림의 작품성을 지금만큼만 평가를 받았더라면 조금 더 편히 살 수 있었지 않을까 싶었다.

 

유명 작가들은 거의 사후에 빛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사후에 아무리 천재적인 화가라고 평가를 받은들 무슨소용이 있을까! 가난 때문에 종이도 살 수 없어 담배갑이며 껌딱지에다 그림을 그렸고 그래서인지 대작은 없었고 엽서만 한 크기에 그것도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너무 가난해서 부인은 두 아들을 데리고 친정인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서루 주고받은 편지가 눈물겨웠다. 오늘따라 생가 주변에 피어 있는 매화꽃에 물방울이 맺힌 게 눈물이 그렁그렁한 이중섭의 소눈에 맺힌 눈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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