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올림픽공원에서.....

반야화 2024. 4. 17. 19:28

모든 꽃이 일시에 왔다가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봄부터 겨울 눈꽃까지 꽃은 끊임없이 피고 진다. 꽃다울 때는 꽃을 모르다가 꽃에서 멀어지니 꽃을 알고 꽃이 좋아진다. 어쩌면 꽃다운 시절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늘 그렇겠거니 하면서 소홀하게 흘려보낸 게 아쉬움이 남고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이 아릴까 싶다.

지난해 우연히 만났던 꽃나무가 아주 특별해서 그 때 못 본 친구들과 다시 찾아갔는데 때를 알고 갔지만 늘 조금씩은 빗나간다. 올림픽공원 조성이 워낙 오래되었기 때문에 나무들이 다 키가 크고 울창하다. 공원을 산책하다가 만난 이름도 생소한 귀룽나무 한 그루가 얼마나 크고 수형이 이쁜지, 거기다가 하얗게 꽃으로 뒤덮여 있는 나무가 너무 좋아서 어제 다시 갔더니 꽃이 지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다 진 게 아니어서 마음으로 사진으로 가득 담아왔다.

나무기둥이 된 여인들

귀룽나무,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잎이 피어서 검은 나무들 옆에서 푸르름으로 뽐내고 있는 나무다. 잎은 버드나무를 닮았지만 길쭉한 꽃봉오리가 아주 탐스러운 멋진 꽃나무다. 그 탐스런 꽃봉오리에서 낱낱이 꽃잎이 흩날리면서 나무 아래는 하얀 눈이 내린 듯하고 뿌리가 드러난 게 마치 눈 위에 막대기로 그림을 그린 듯하다. 비록 꽃은 탐스럽지 않았지만 지난해와 다르게 하얀 꽃가루를 내린 것도 특별한 모습이었다.

올림픽공원을 찾은 이유는 이 두 나무(귀룽나무와 겹벚꽃)를 보기 위해서다. 귀룽나무는 산에 가면 계곡 같은 데서 많이 볼 수는 있지만 여기만큼 빼어나게 아름답진 않다. 귀룽을 보고 나서 한참을 이어가면 고목이 된 겹벚꽃나무가 있다. 이 또한 장관이다. 약간 경사면에 있는 나뭇가지가 아래로 쳐지면서 드리워진  꽃이 땅에 닿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철없는 누군가가 꽃송이를 꺾어서 버려둔 것을 주워서 모자에 하나씩 꽂고 다녔다. 그냥 버려두기엔 아까워서.

꽃 앞에선 언제나 나이를 잊는다. 나도 꽃이다라고 우기면서 잘 놀 줄 아는 우리는 마음속에 늘 꽃을 가꾸고 있다.

떨어진 꽃잎이 땅을 물들이는 이 한 때도 놓치지 않아야 된다.

봄소풍

분꽃, 내가 참 좋아하는 꽃이다. 어릴 적 추억이 깃들어 있고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꽃이다.

괴불나무꽃

분꽃향을 맏으면서 떠날 줄 모르는 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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