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오산 마등산

반야화 2023. 4. 26. 17:52

몇 년 전만 해도 연분홍색 연달래라고 부르던 산철쭉에 대해서 계절의 여왕이 오월이 쓴 왕관 같다고 썼는데 올해는 산철쭉이 오월이 되기도 전에 다 져버렸다. 물론 높은 산에는 아직 피지도 않은 곳이 있겠지만 동네 주변 야산에는 일찍 피고 일찍 저버려서 꽃에 대한 계절 인식을 달리해야 할 정도다.

경기도 오산에 있는마등산길을 5개의 봉우리를 다 거치면서 11킬로를 걸었다. 완만하고 나지막한 산길은 등산이라기보다는 산책길이다. 좁다란 오솔길을 초록색으로  하늘을 가린 솔밭길을 걸으면 꽃들은 지고 잎들이 연두에서 짙은 초록색으로 변했고 아직 벌레들이 시식도 하지 않은 보드라운 잎들이 윤기 나게 싱그럽다.

산에 살던 숲 속 식구들이 정체성을 감추고 깊이 잠들었던 초목들이 일제히 깨어나 저마다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고유의 모습으로 이름표를 달고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그 산을 지켰던 친구들에게 잘 잤느냐고 인사를 나누는 듯하다.

봄꽃을 다 보고  특별히 뭔가를 보기 위한 시간이 지났으니 모레는 그동안 미루었던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면서 피렌체 일기를 써볼까 생각 중이고 세 나라,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에 에 걸쳐져  있는 알프스산맥 중 바라만 보고 왔던 돌로미티 구간을 걸을 일정이 기대된다.
프랑스 사모니에서 몽블랑 트레킹이 너무 좋았던 기억을 새로 새록 떠 울리면서 알프스산맥을   이탈리아에서 트레킹 하면서 총 7주를 이탈리아라는 나라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면 여름이 되어 있고 반년이 훌쩍 지나게 된다. 오월과 유월은 다른 나라에서 풍경을 글로써 그리는 일을  쉽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대한 잘해볼 계획을 세우면서 떠난다.

으름덩굴꽃

모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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