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창으로 야산 공원을 봅니다. 산이 시퍼렇게 날 서 있는 아침은 보는 순간부터 빨리 나가고 싶어서 두근거립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오늘 아침은 마치 떠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정인 같아서 오래오래 붙잡아 두고 싶은 날씨입니다. 언제 또 오실지 모르는 정인을 만나기 위해 마중이라도 가듯이 서둘러 그 길어 들어서니 길섶에 늘어선 초목들이 다 나를 위해서 말갛게 샤워를 하고 대기하는 것 같아 난 살아 움직이듯 굽이쳐 길게 누워 있는 길을 동무처럼 함께 걸었습니다. 혼자인 듯, 둘 이인 듯 숲 속 식구들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새에게도 말을 걸고 숲에도 말을 걸어봅니다. 그뿐 아니라 귀에는 훌륭한 음악가가 연주를 해주어 아름다운 선률로 리듬을 타게 합니다.
그렇게 오래 붙잡아 두고 싶었던 정인이 뒷모습의 긴 여운을 남기고 떠나듯 하루도 황혼의 여운을 드리우고 떠나갔습니다. 참 귀한 분을 고이 보내 듯 너무도 아름다웠던 하루가 내려앉아 언제 또 올지 몰라 그저 애타게 기다릴 것 같은 날은 떠났는데 밤하늘까지도 청청한 그 모습을 잃지 않고 있어 별조차 아름다웠습니다. 또 어제 같이, 오늘 같이 수정 같은 날이 올까요, 오겠죠, 기다리는 나 있음에.....
법화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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