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완주를 하다.
2020.3.13일부터 구간별로 3회에 걸쳐 용인시 기흥구 청덕동에서 서울시 청담대교에서 끝나는 데까지 35.6킬로를 걸었다. 내가 사는 마을에 탄천 발원지인 법화산이 있다. 그래서 이 물줄기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서 물길이 끝나는 곳까지 걸어보고 싶었다. 강가는 그늘이 부족하기 때문에 덥지 않을 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새봄이 되니까 더욱 마음이 들뜨는데 마침 함께 하겠다는 길동무가 있어서 시행하게 되고 끝까지 갔다. 처음 시작할 때는 땅 속에서는 봄이 시작되고 있었지만 아직 땅 위로 드러나지 않는 봄이더니 두 번째, 세 번째는 완연한 봄이 채색되고 있었다.
탄천의 이미지는 걸러지지 않은 생활하수가 흐르는 냄새나는 하천이었다가 지금은 주변 집값을 좌우할 만큼 복원이 되고 수질이 좋아져서 새들과 물고기가 노니는 하천 주변의 마을 근린공원이 되어 마을 사람들의 후식 처가 되었다. 탄천 전 구간을 걸어본 결과 35.6킬로 중에서 용인 구간과 성남 구간의 길이가 거의 같은 5시간이 소요되었고 서울 구간은 2시간이 소요되었다. 용인구간 5시간, 성남구간이 5시간 서울 구간이 2시간 총 열두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걷기만 한다면 더 단축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천천히 산책을 즐기고 앉아 쉬기도 하고 사진 찍고 기록하면서 걷고 점심시간, 간식 시간이 다 포함된 시간이다
탄천은 이제 경기남부의 이름 있는 하천인 샘이다. 한강까지 흘러가는 도중에 12개의 지류를 거두어 엄연한 본류로 흐르는 하천이다. 서울 구간에 세 개의 지류, 창곡천과 세곡천 양재천의 지류가 있고 성남구간에는 7개의 지류인 대원천, 상적천, 여수천, 야탑천, 운중천, 분당천, 동막천이 있으며 용인구간에 3개의 지류 대지천, 미정천, 마북천이 탄천에 편승해 한강에서 강이란 이름을 얻어 하나가 되어 다시 바다로 간다. 물의 여정이 참 재미있고 바다가 되어가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지 우리들의 삶 속에 그대로 녹아 흐르게 된다. 걸으면서 탄천에 놓인 다리 이름을 기록해봤는데 전체의 이름을 생각하지 않고 성의 없이 중복된 이름이 많았다. 탄천교라는 이름이 가장 많았고 같은 이름이 중복되는 곳이 몇 개나 있어서 2,3으로 번호를 붙여서 표기해둔다.
교량의 숫자는 서울 구간에 13개가 있고, 성남 구간에 25개, 용인 구간에 32개, 전체 구간에 총 70개의 교량이 있다 그 외 인도교가 있고 군대 군데 큼직한 돌다리가 있어서 운치를 더하고 건너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다리를 보면 이름을 기록하곤 했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걷다가 더러 놓치는 수도 있었다.
걸어본 소감을 말하라고 한다면 구간에 따른 지자체의 관리 문제가 있었고 상류에서는 강폭이 좁은 개천 수준이다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광폭이 넓어지고 하천부지도 넓은데 수변공원으로 잘 관리가 되어서 거의 한강 고수부지 같은 느낌이었다. 그만큼 넓고 아름다워서 강으로 승격이 되어가는 멋진 하천이었다는 것과 가장 풍경이 좋고 관리가 잘 된 성남 쪽은 삶의 질에 따른 집값도 높아진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용인 구간도 좀 더 관리가 잘 되어서 주민들의 쉼터와 산책하기 좋은 강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복정동에 있는 대곡교, 여기서부터 서울방향
대왕교
멀리 보이는 청계산 풍경, 남아 있는 가을색에 봄의 채색이 덧칠해진 연녹색이 너무 아름답고 조화로운 시작되는 계절이다.
복정역 3번 출구에서 강 쪽으로 내려서면 서울방향으로 가는 물길이 여유롭게 펼쳐져 있다.
3.13일 처음 시작할 때는 겨우 수양버들 눈뜰 때였는데 2주 만에 꽃들이 활짝 피었다.
명자꽃(참 산당화)
큰 개불알 꼭, 봄까치꽃으로 개명되기도 한 아주 작은 꽃이다. 아마 가장 먼저 반가운 봄소식을 전해주는 꽃이어서 개명이 된 듯하다. 길가에 한아름 안아보고 가는 풍성한 꽃 무더기도 참 좋다.
광평교
지곡 ic연결 램프
탄천 1교
탄천 2교, 가야 할 곳을 찾지 못한 채 정지되어 있는 관광차들이 코로나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대치 3교
강남 강변주차장에 관광버스가 열 지어 정지되어 있는 모습만 봐도 여행을 다니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차들이 많이 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교
봉은교
청담대교가 보이는 지점까지 왔다.
청담대교, 탄천에서 보는 마지막 교량
양재천이 한강으로 흘러드는 탄천 끝부분, 개천에서 용이 되듯 큰 강으로 변모하는 양재천이 여기서 더욱
힘을 얻은 듯 히 힘차게 흐른다.
여기서부터는 시간이 남아서 잠실 쪽으로 강변길을 걷는다.
꽃다지 풀이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는 한강변, 마치 제주바다에서 유채꽃을 보는 듯이 물과 꽃이 바다를 닮았다.
춤추는 버들가지
냉이꽃무리
무척 해보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인데 뜻밖에 한강변을 산책하게 되어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