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심청각-튤립 단지-콩돌해안-절벽 사곶 풍경-쇼핑 가게에서 마술쇼-쑥 상품 쇼핑-저녁
전 날 가장 먼저 심청각에 갔으나 날씨가 흐려서 북한쪽이 보이질 않아서 이튿날도 아침에 먼저 심청각으로 갔더니 아주 가깝게 보였다. 심청각에서 북한 장산곶을 마주할 줄 몰랐듯이 언젠가는 직접 저 땅에서 심청각을 바라볼 날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인당수 푸른 물결에 그 마음 흘러 보내고 돌아왔다.
걸으면서 곳곳을 봐도 좋을 것을 짧은 거리도 차로 이동하는 것이 오히려 걷기를 좋아하는 우리에겐 단점이 될 수도 있었으나 같은 마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있으니 차로 이동한다.다시 튤립단지로 갔다. 튤립단지는 간척지를 이용해서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는 꽃단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마침 시기적으로 딱 맞는 튤립 계절인데 이곳에는 약 30만 송이의 꽃이 색깔마다 줄지어 피어서 꽃물결을 이루고 있다. 꽃봉오리가 처지지도 않고 봉긋이 오므리고 있는 꽃 속을 들여다보면 들키고 싶지 않은 연정을 오롯이 담고 벌을 기다리는 마음을 감추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비밀의 정원에서 우리는 호접의 랑데부를 방해하는 우리들만의 즐거운 한 때를 만들었다.
백령도에 볼거리 중에 나는 콩돌해변에 가장 관심이 갔었는데 생각했던 이상의 재미와 자유가 있었다.세상의 콩이란 콩들이 다 모여있는 것 같은 자갈들이 색깔이 다양하고 모양도 다양한 것이 가장 큰 콩인 작두콩에서부터. 자장 작은 녹두까지 다 있었다. 이 역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해안선이 약 800미터에 폭 30미터에 달하는 해변에 각양각색의 자갈돌이 깔려 있어서 해변을 걸을 때는 마치 폭설 속을 걸을 때처럼 비틀거리며 제멋대로의 행위가 나와도 너무도 자연스러운 자유를 느끼면서 그 어떤 모양새를 취해도 다 아름답게 보이는 추억의 조각들이 된다. 누구나 한 움큼 가져가고 싶었던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 전에는 이쁜 색들의 조약돌이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콩콩 뛰는 가슴으로 돌출되는 동심을 어쩌지 못하고 다 표출하고 말았다.
하루 일정이 끝나갈 즘 돌아가는 길에 잠시 내려서 낮에 갔던 사곶해안을 절벽에서 바라봤더니 완전 다른 모습이어서 착각했다. 직접 들어갔을 때는 곱고 단단한 모래에 물결의 패턴이 있고 발자국도 있었으나 절벽에서 보는 해안은 너무 깨끗하고 아무도 없어서 갈 수 없는 곳인 줄 알았다. 조금 떨어져서 보기, 그게 바로 미술을 감상하는 자세인데 미술작품 같은 자연을 조금 떨어져서 보니까 색다르게 보인다 마치 가을 하늘을 나르던 기러기떼의 군무가 내려앉아 쉬어가는 모습 같았다. 그렇게 바다가 작품을 만든 것이다.
오늘도 좋은 날씨에 마음껏 즐기고 돌아가서 어느 가게에 들어갔다.백령도에는 자연뿐 아니라 또 하나의 명물이 있었다 바로 가이드 겸 마술사인데 젊고, 잘 생기고, 대중을 휘어잡는 끼랄까, 그런 공연실력을 갖춘 30대의 가이드가 제대로 갖추어진 음악에 맞혀 마술쇼를 재능 기부하고 있었다. 물론 상품을 팔기 전의 호객 쇼이기도 하지만 수준급 공연을 무료로 즐겼으니 그냥 나오기는 민망해서 백령도의 특산품인 쑥청과 쑥 제품들을 많이 사기도 했다. 김반장이라고 하면 다 아는 명물, 가끔 육지로 공연도 나간다니 아마추어는 아닌 것 같았다. 우리도 간단한 마술 한 가지를 배웠는데 한 번 써먹어야겠자.
북한쪽 장산곶 일대
심청각
튤립단지
콩돌의 보석 같은 콩돌
얼굴에 맞았다.
해안절벽에서 보는 사곶 천연비행장인데
완전 다른 모습이 아름답다.
새들의 군무가 내려앉은 듯한 모습이다.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