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할 때는 그냥 걷기만 하는 것아 아니다. 혼자 조용히 걷다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많은 것을 보려고 애쓴다. 오늘도 비 온 후에 우연히 본 특별한 것이 있다. 비가 조용히 내렸는지 간밤에 내린 비로 오목한 낙엽 한 장에 담겨 있는 빗물에서 그만 나신을 보고 부끄러운 듯 아무도 모르게 벗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면서 지난날을 반추하고 있었다. 빼곡히 달고 있던 잎들을 다 떨구고 난 빈 몸을 본 나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한 해 살이를 다 끝내고 홀가분했을 수도 있고 새싹에서 단풍이 질 때까지의 변신을 거듭했던 깊은 회상에 잠기며 또다시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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