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도봉산 다락능선

반야화 2019. 5. 30. 16:11

오월을 보내면서.......

오랜 기억 하나 꺼내어 20년의 세월을 건너 도봉산 다락능선으로 간다. 내 기억에는 올라갈 수는 있어도 이 능선을 내려올 때는 너무 힘들고 위험했다는 기억이 있다. 그때는 초보시절이기도 했으니 다시 가면 같은 난이도를 느낄지 궁금한 마음으로 갔더니 오히려 20년 전의 위험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주 재미있는 코스로 새로운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평범하지 않아서 등산하는 느낌이 짜릿하고 그리 긴 코스도 아니어서 좋고 또한 쉬어가고 싶은 자리가 참 많았다. 다만 이 길은 하산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바위가 부서져 마사토가 된 길이 눈보다 더 미끄럽기 때문에 위함 할 수도 있는 곳이다.

 

도봉 매표소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은석암 방향으로 들어가면 바위능선으로만 이어져 있는 다락능선을 지난다. 능선을 오르다 보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 시작하면서 어려웠다고 생각되던 부분이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지금에 와서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지는 까닭은 그동안에 산행 실력이 늘어났다고 할 수밖에."등산은 역시 바위를 타야 돼" 하면서 오랜만에 재미있는 능선으로 올라서 포대 정상엔 가지 않고 아래쪽 만월암 코스로 빠졌다. 그런데 만월암으로 하산하는 게 기억에 없는 처음 가는 코스 같았다. 갈 때마다 포대능선을 오르다 보면 늘 하산길은 포대를 넘어서 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며칠 전에도 포대능선을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바라만 봐도 좋으니 그냥 그 밑으로 하산했다.

 

만월암으로 내려가는 길은 암자를 지나서까지 길게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었다.처음으로 보는 것 같은 만월암을 보고 놀랐으니, 하나의 산만큼 큰 바위 앞으로 가니까 바위 품 안에 암자가 들어 있는 형태다. 지붕 같은 거대한 암봉을 뒷배경으로 아늑하게 들어찬 암자가 자그마하고 이쁜 꽃 같은 모양이다. 항상 끝나고 나서 후회를 한다. 왜 그 이쁜 암자에 신발 벗고 들어가 참배를 하지 않고 지나쳤는지 너무 후회가 된다. 내려가다가 돌아 돌아보면서, 다시 그 길에 들어서면 꼭 법당 안으로 들어가 봐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오른쪽에는 도봉계곡이고 성인봉이 더욱 높고 크게 보이는 구간인데 한 사람이 그 봉우리를 오르고 있었다.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럼증이 생기는 아찔한 곳을 더 이상 바라볼 수 조차 없어 쭉쭉 내려갔다. 이 코스에는 쉬어갈 만한 널찍하고 시원한 장소가 참 많았다. 그리 길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아서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지정해 둔다. 계곡은 말라 있고 복류로 흐르는 물은 간간이 소리만 들려주는데 더 내려가니 역시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가 있다. 발을 담가야 그날의 산행이 완성이 되는 걸 요즘은 늘 그냥 통과해야만 하는 곳이 많다. 도봉서원 발굴터를 지나 탐방센터로 나가는데 그래도 약 네 시간 반을 걸었다. 짧고 짜릿하게 끝내는 코스를 즐겁게 마쳤다.

 

 

 

싸리꽃이 바위틈에 무더기로 피어서 이쁘다.

 

 

 

 

은석암,암자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지나치면서 돌무더기만 보고 간다.

암릉구간이 길게 이어져 있는 능선

친구, 부디 사진 좀 똑바르게 찍어주셔요.

 

망월사

점심자리에 나타나 음식을 달라고 하는 산 고양이

통천문

비교적 평평한 산 아래쪽에 홀로 우뚝한 바위정원이 특별하게 보인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풍파의 흔적, 흙은 자꾸만 파이고 소나무 뿌리가 엉끄렇게

드러나 있어 얼마나 더 버틸지 안타깝다. 저 모습으로 오르내리는 사람에게는 위험을 막어주는 손잡이와 버팀목이

되어 주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와이계곡을 연상케 하는 수직벽

 

만월암 코스

 

 

성인봉을 오르고 있는 사람

만월대에서 내려가는 긴 계단길

산만한 바위 앞쪽 한 부분에 만월암이 있다.

 

만월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 서울 유형문화재 제121호로 지정

법당 안에는 조선시대 석불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너무 아름다워서 많이 찍어봤다.

계곡의 공든 탑

만월암 계단길이 길지만  지루하지 않고 조용한 곳이다.

초록의 색채도 이렇게 아름다운 빛을 낸다.

사탕을 녹이면서 느긋하게 쉬는 중

표지판이 있는 오른쪽으로 만월암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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