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새해가 되면 태백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태백산 천제단에 오르고 나면 뭔가 한 해의 소망 같은 것을 빌어 보면서 정기를 받고 싶어서다. 그뿐 아니라 태백산에는 눈 없는 겨울이란 이제까지는 없었기 때문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높은 산이니까 당연히 눈이 올 줄 알아서다. 수북이 쌓은 눈밭에 죽어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주목이 아름다운 운치가 있을 그 태백산에 눈이 없었다. 이렇게 기후가 변해가는 과정을 알게 되는 변화를 겪고 있다. 전 날에 왔던 눈이 녹으면서 길은 다 빙판이 되어 있어 오르내리는 길이 너무 위험한 산행이었다. 그런대로 오르는 중에 운무가 깊이 깔리면서 또 다른 태백의 운치를 만들어 주니 운무 속에 잠겨서 함께 정상으로 올라갔다.
사계절 산을 찾다 보면 온갖 날씨의 심술을 경험한다.눈비,바람 천둥번개 파란 하늘, 요즘은 전에 없던 먼지까지 당하지만 불편함을 다 피하다 보면 갈 수 있는 날이 별로 없게 된다. 올해는 부디 좋은 날씨를 많이 내려 보내달라는 바람을 천재단에 올리고 왔다.
겨울 눈축제가 낭패를 당하고 있다.
실가지에 구슬 같은 빗방울을 달고 보석인양 사치를 부리는 나무들이 너무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