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가을이 내리는 아침이다. 언제나 잠이 고픈 나에게 간밤엔 끊김 없이 곤히 자고 나서 인지 방문을 열고 나오는데 어느새 아침햇살이 가득 들어앉아 그 투명한 빛으로 나를 감싸 안는다. 늦잠을 자도 딱히 할 일이 많은 것도 아닌 나의 일상이 이렇게 온몸 가득히 햇빛을 몸에 두르고 시작하는데 간단한 샐러드 한 접시의 아침도 빛이 있는 식탁에서 첼로의 선률을 들으면서 맛있게 먹고 약간의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 집 앞 뒤로 쭉~ 늘어서 있는 소나무들이 품어내는 향으로 후식을 먹는다.연일 따끈따끈한 햇빛을 받아먹어서인지 나무들도 한 뼘이 나가지들을 위로 밀어 올려 잎들이 눈높이보다 위에서 나풀거린다.
물기 없는 가을바람이 살갗에 스미면 뜨겁던 여름 열고만 있던 땀구멍들을 이제는 닫아 두어도 된다는 듯 소슬한 느낌을 준다. 얇은 카디건 하나쯤 옆에 두어도 될 만큼 그런 가을 아침이 너무 좋다. 이런 아침에 언제 나처럼 책을 보다가 눈이 피로할 즘에는 책을 배 위에 잠시 덮어 두고 하늘을 본다. 가을은 하늘에서부터 오는구나! 창으로 보는 네모진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투명한 빛이 땅에 닿으면 쨍그랑 소리를 내면서 파편이 날릴 것 같은 크리스털 가루 같다. 하얀 구름은 솜사탕 같고 들쑥날쑥한 구름의 둘레는 한 입 베에 먹은 아기 입자 욱 같은데 파랗고 네모난 고운 하늘은 또 흉기 같은 집들이 베어 먹었다. 앞집도 옆집도 창문마다 하늘이고 한가로이 늘어져 누운 고양이의 눈 속에도 파란 하늘이 들어차 있는 이 가을 아침 풍경을나는 너무 좋아. 이제는 가야 할 때를 알고 떠난 자리에 매미소리도 들리지 않고 잔디 깎는 기계음만이 날카롭다.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정경입니다.
자주 올려주십시요
가을 인가 봅니다.
바람이볕이하늘이 노을이 다름은
가을이기 때문 일 것 입니다.
우물 속 공명처럼 쓸쓸함이
가슴속 바닥부터
서서히 차오르는 것은
분명 가을이 오고 있기 때문 일 것입니다..
하늘이 너무 파랗습니다.
그래서 문득 슬퍼지는 것도
가을이기 때문이고
같은 노을이지만 다름으로 다가옮도
옆으로 누워 잠든 아내의 등을 가만히 쓸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이 가을 나만큼 이사람도 외로울지 모를거란
생각 때문 일 것입니다.
까닭없이 슬퍼짐도 시린 쓸쓸함도
함께여도 외로운 것은 가을이 주는
선물 같은 아픔 일 것입니다.
다 가을 이기 때문 일 것 입니다.
반야화
답시를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은 외로운 사람은 더욱 외로워 지고
사랑하는 사람은 더욱 보고파지는 계절이지요.
계절의 변화에 심성이 무디어 진다면 어느새
사람도 가을로 접어드는 것이겠죠. 아직은 민감하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이 가를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꿈 나그네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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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동안 숨기고 살았대요?
첫 줄부터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정갈한 문장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부정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언어 뿐이기도 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