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래 보물이 떨어져 있어도 모르면 보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경주를 다녀왔다. 수도 없이 다니던 곳인데 꽃이라면 첨성대 주위, 동궁과 월지에 가면 사계절 온갖 꽃들이 다 있기 때문에 굳이 여러 곳에 꽃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요즘은 명소가 있으면 비밀의 장소로 남이 있지 못한다. 이미 오래전에 남들이 다 아는 곳을 나만 늦게 알았다는 말이 맞지만 난 이번 여행에서 경주 황성공원에 맥문동 꽃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을 처음 알았다. 멀리서 그 꽃을 보기 위해서 경주로 여행을 갈 정도로 경주의 명소였다. 그런 줄도 모르고 그동안 늘 갔던 곳, 아는 곳만 쫓아다녔다. 보물이 거기에 있는 줄도 모르고, 경주에 머무르는 동안 비가 와서 꽃을 제대로 못 볼까 봐 조바심을 냈지만 다행히도 오다가다 하던 비는 공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