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제주의 봄꽃이 한 달 가까이 늦어져서 현지 사람들도 꽃을 보기 위해 몇 번이나 헛걸음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이어서 2월 중순이면 꽃을 볼 수 있는데 일진이 좋으면 눈 덮인 곶자왈에서 눈꽃 같은 하얀 꽃을 볼 수 있지만 말로만 들었던 풍경이다. 그런데 올해는 두 번이나 헛걸음했다는 지인과 세 번째 동행 끝에 백서향을 보고 왔다. 꽃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피는데 왜 그렇게 빨리 져버리는지, 더구나 향기로운 이쁜 꽃들이. 내가 갔을 때는 3월 28일이었는데 꽃이 시들기 시작해서 향기를 잃고 있었다. 육지에서는 봄이라는 말만 나오면 제주로 백서향 향기가 그리워 오직 그 꽃을 보기 위해서 날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아는 사람만이 간다. 향기는 꽃의 영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