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한라산의 원경을 한눈에 바라보면서 올레 12코스에 있는 수월봉에 가는 길이다. 제주의 서쪽 바다를 가장 넓게 품고 있는 수월봉은 낙조 광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차귀도와 풀력발전소가 있고 해안절벽이 2킬로 까지 이어지고 있는 수월봉에 올라 그 큰 바다를 이 작은 두 눈에 다 넣을 수 있는 높이에서 바라보는 바다를 보면 우선 "저 깊고 넓은 바다가 어떻게 지구 표면에 붙어 있을까 하는 무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절집 일주문에 주련으로 쓰여있는 "입차 문래 막 존 지해(入此門來莫存知解) 이 문으로 들어오면 알음알이를 내지 말라"라는 뜻처럼 생각으로 지식으로 아는 척할 수가 없는 선계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그런 풍경에 매료되었는지 심하게 미끄러져 더 이상 해안 도로를 걷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