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나의 사이버 집의 대문은 남한산성의 4대 문과 함께 열고 용틀임하는 하얀 성을 걸어두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비록 비운의 성일지라도 그 모양새를 보는 순간 성 위에 하얀 눈이 내려앉으니 마치 거대한 용이 온몸을 비틀면서 승천하는 듯한 모습으로 뚜렸하게 보여서 새해 대문 그림으로 적격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해내야 하는 일들은 이제 2세한테로 넘어가고 나에게 남은 일은 어떻게 놀까, 어디서 놀까? 하는 비생산적인 일 같지만 그것이 결코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내가 잘 사는 것이 자식들을 위하는 일이고
자식들을 편하게 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그 대가를 누리는 것이고 그 자격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유년 한 해를 따로 설계하지 않는다. 평생을 설계해도 그 설계도는 늘 변경되어야 했으니 이제는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바로 실천하는 마음의 준비만 해두면 된다. 잘 살자, 건강한 마음으로 건강한 생각으로 살다 보면 육체의 건강은
따라오고 건강한 정신이 건강한 육체를 이끌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 대문을 연다.
남문
수어장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