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2010년 해돋이

반야화 2010. 1. 1. 11:37

삼천사에서 출발 사모바위 능선 해돋이,

새 천년이 시작되고 나서 아홉 고비를 무사히 넘긴 10년째 되는 해맞이는 아주 특별했다. 영하 14도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마음이 먼저 나서는데 몸이 따르지 않을 수 없음이라. 작년에는 백운대에서 해맞이를 했는데 오늘이 작년보다 덜 추운 것 같고 다행히 바람이 없어 맑고 투명한 새벽하늘에 꽉 찬 만월까지 동행해 주어서 오르는 길은 힘들지 않았다. 아주 특별한 것은 해님 마중 가는 길이 하얀 눈이 밝혀주고 만월이 살펴주고 어둠 속을 함께 가는 길은 작은 불빛이 별빛처럼 움직이는 것이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세 가지의 절묘한 만남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야경이 마치 은하수 별빛처럼 고와서 말로는 그 아름다운 풍경을 다 표현할 수 없는 한계를 느꼈다.

 

드디어 사모바위에 오르고 주위가 붉게 물들어 가는 동쪽 하늘이 벌써 가슴을 뛰게 하고 거대한 사모바위의 실루엣도 장관이었지만  뒤 돌아보면 새벽달이 청아한 빛을 발하고 있는데 오늘은 주인공이 아니어서 뒤 돌아 달만 볼 수 없음이 아쉽기도했다. 그러나 잠시 후에 서서히 달빛을 밀어내며 차 오르는 붉은 서기와 설렘과 환호성으로 맞이하는 경인년의 불덩어리, 매일 생각 없이 바라보던 그런 태양이 아니라 고행 끝에 산꼭대기에서 맞이하는 해님은 분명 신령스기만했다. 뭔가 소원을 빌어야 할 것 같은데 벅찬 감동 때문에 말문이 막혀 아무 생각도 못했다. 그래도 내 마음을 다 알아주실 것 같은 님이어서 바라만 볼 수밖에...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 기다림에 비하면 너무 짧은 만남이지만 그 장엄한 광경은 며칠을 마음 속에 여운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오늘 함께 어둠에서 출발해서 밝음으로 내려왔던 뉴타운 산악회 여러분들 가정에도 새해를 맞이하여 모두 행복하고 소원 성취하는 한 해가 되기를 빌며새로운 일상으로 돌아와 조용히 감동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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