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행복은 많은 댓가를 필요치 않더라

반야화 2009. 4. 2. 10:45

 행복은 순간의 연속이지 영원한 게 아니다. 오늘 하루 행복해 지기 위한 일정은 간단했다. 빈 몸으로 나서서 배낭 가득 행복을 담아 오는 데는 그리 많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산이 품고 있던 뭇 생명들이 긴 잠에서 깨어나는 과정을 본다는 게 재미있었고, 혈액 같은 계곡물은 산의 혈관을 돌고 돌아 꽃과 잎을 피워내고 있었으며 가늘게 드리워진 실가지에 돋아나는 어린잎에"참 예쁘구나" 한마디 해 주면 한 아름 행복을 주고, 진달래 한 송이를 카메라에 담고 나면 연분홍 행복이 담겨 온다.

 

그동안 오르기 힘들어 지나치기만 했던  삼각산의 한 봉우리인 노적봉에 오르기로 결정하고 한 발씩 올라가는 그 과정에 흔한 것 같지만 처음 보는 토토리의 껍질을 깨고 뿌리를 내리는 이쁜 모습도 보고, 야생화며 진달래 생강꽃이 너무 아름다워 작은 눈에 넣을 게 너무 많아 걸음은 느리기만 했다. 그렇게 올라간 노적봉, 내가 가진 말재주로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였다. 노적봉에서 바라보는 삼각산의 다른 봉우리인 백운대 만경대 는 그 웅장함에 압도될만했다. 너무 가까워서 거대한 노적봉을 카메라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노적가리를 쌓아 놓은 것 같았다. 군대군대 소나무와 반석으로 잘 짜인 자리는 신선이 놀다간 자리라고 생각하며 우리도 잠시 신선이 되어 보았다.

 

하산하면서도 내내 행복한 마음이 여운으로 남아 산이 초록색일 때 다시 가 보리라 맘먹고 차분히 석양 속으로 마음을 옮기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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