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터미널. 제주해녀박물관, 연대 동산, 면수동 마을회관, 낮 물발 길, 별방진, 석다원 해안도로, 토끼섬, 하도리 해수욕장 종달리 해안,
바람과 함께 가는 날, 여행이란 가고 싶을 때 가고 머물 만큼 머무는 것이 가장 좋은 여행이다. 그런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지금의 내가 너무 좋다. 이제부터 제주올레 26코스를 다 섭렵해 보려 한다. 오늘부터 거꾸로 시작해서 21코스부터 돌기로 하고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일주 회선 버스를 타고 1시간 15분 정도 걸려서 상도리 해녀박물관에서 제주의 매서운 바람 맛을 보면서 바람과 함께 가는 날이다. 바람이 뒤에서 밀어줄 때는 가뿐하게 걸었지만 바람이 앞을 막아서니 바람에 저항하며 밀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야 했다. 왼쪽으로 바다를 끼고 걷는 길에는 당근밭과 무밭 사이를 까만 돌담으로 경계를 지어 놓았는데 돌담의 높이는 밭의 면적과 비례하는 것 같았다.
밭이 넓으면 돌이 많이 나와서 담이 높아지고 제주의 돌은 아무 데나 발길에 체아는 쓸모없는 돌이 아니라 크든 적든 저마다 다 쓰임새가 있는 것 같았다. 섬나라는 모든 게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이었다.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도 저항하기보다는 돌담에서부터 나무들까지 자연의 섭리를 역행하지 않고 돌담은 덩그러니 쌓인 돌담 구멍으로 바람이 드나들게 하고 나무들은 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길을 따라 육지 쪽으로 가지를 더 길게 키워가고 있었다.
그동안 산길은 무수히 걸었지만 발이 불편할 때가 거의 없었는데 시멘트길을 3시간 걷고 나니까 발가락에 물집이 생겨서 절룩거리며 걸었는데 문제는 내일 또 한라산에 가야 한다. 아마 지금쯤 마을 산악회 사람들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고 있을 것 같다. 나만 비행기를 타고 먼저 와서 오늘 혼자서 올레길을 걸었고 내일 제주항에서 합류해야 되는데 괜찮을는지 걱정이 된다. 밤사이 물집이 가라앉아야 할 텐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오늘 밤 족욕을 하고 발을 좀 잘 대접을 해서 내일 수고를 부탁해야겠다.
별방진
2015년 8월 8일, 여름행 재도전의 21코스
이번 여름에 올레길을 걷다가 길가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문주란꽃을 난 처음 보았다. 신기하게 사진을 찍으니 옆에 제주도민이 구좌읍 하도리 토끼섬에 가면 자생지가 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마구 마음이 설레기 시작하고 어떻게 가는지 몰라 열심히 검색을 해봤더니 쉽지가 않다. 해안에서 50미터 떨어져 있어서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사람도 있고 물이 찾을 때 낚싯배를 오만 원 정도 지불하고 갈 수 있다는 사람, 그런데 토끼섬이 올레 21코스에 들어있는 걸 알았다. 분명 처음으로 걸었던 21코스를 혼자 갔을 때 못 봤는데 그러니까 어디를 가든 정보를 알고 가면 놓치는 게 없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혼자서 처으으로 올레란 걸 걸으면서 21코스에서 놓친 게 많아 이번에 토끼섬도 볼 겸 재도전을 했다.
제대로 볼 걸 다 보면서 해변을 열심히 걸었다. 그리고 토끼섬 근처까지 갔는데 마침 물이 빠져서 가까이까지 갔더니 물 빠진 바닥에 징검다리같이 돌이 죽 연결되어 있었지만 정작 바로 앞에는 제법 물도 깊어 보이고 돌다리도 끊겨 있어 멀리서만 바라보고 최대한 카메라 랜즈를 당겨서 사진을 찍고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올레길을 걸으면서 지미봉을 우회해서 걸어서 빠뜨린 지미봉을 오를 수 있었고 여름해변이 겨울보다 더 좋았다. 피서인파가 있어서 바다는 외롭지 않아 보였다.
탐라호’는 1997년까지 사용된 마지막 잠수기 어선이다
팥밭
석다원 내부사진, 각국의 화폐가 곳곳에 붙어 있다.
토끼섬, 멀리서 보일 때는 물이 찬 것 같은데 근처에 갔을 땐 물이 빠진 상태였다.
토끼섬에 물이 빠지면 징검다리 같은 것이 드러나는데 바로 앞에는 끊겨 있어서 사람의 발길을 허용치 않는 곳
문주란 열매
토끼섬 앞에 물이 빠진 상태의 바다 밑바닥
순비기나무 꽃, 허부 향이 있어서 해녀들이 잠수 후에 머리가 이플 때 애용했다는 나무 잎사귀 향이 좋다.
지미 오름이 보이는 하도리 해수욕장
지미봉 가는 길
지미봉 올라가는 길
지미 오름에서 보는 풍경
지미 오름 하산길
성산 바닷가, 여기서 배낭에 파도가 덮치는 줄도 모르고
혼자 파도 하고 놀다가 핸드폰에 소금물이 들어가서 결국 폰은 버리고 새로 샀다.
종달리 마을의 해바라기
박하향이 나는 허브, 처음 보는 꽃이다.
종달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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