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악산 산행은 아쉬움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단풍을 볼 수 있고 단풍의 명소이니까 떠난다는 날만 받아 두어도 기다려지는 설렘이다. 그런 마음으로 떠났으니 산행 중에 있었던 다른 일들은 풍경 속에 묻기로 한다. 처음에 계획한 대로 다 갈 수 없었고 주전골만 왕복했으니 더 높은 봉우리의 화려한 단풍은 상상만 하고 온 샘이다. 너무 많은 단체이다 보니 출발에서부터 뜻대로 되지 않아서 시간이 지연되고 순수 등산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수의 뜻대로 설악산 맛만 보고 왔다.
그러나 이날 날씨만큼은 너무 청명했기 때문에 바라보는 설악산의 풍경은 마치 2.0의 때 묻지 않은 시력으로나 볼 수 있는 그런 깨끗하고 투명한 하늘과 단풍 이어 서멀 미를 하면서 굽이굽이 돌아쳤던 울렁거리던 오장육부가 정화되는 특효약 같았다. 아직은 설익은 단풍이지만 높은 산 깊은 골 전체가 하나의 화폭이 되고 사람은 그 그림의 일부가 살아 움직이는 작은 소제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몸의 건강을 위해서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듯이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도 비타민이 필요한데 계절이 아름답게 바뀔 때에 그 계절 깊숙이 들어가 자연과의 일체감을 느끼며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마음을 위한 비타민이 아닐까 하고 생각게 하는 좋은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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