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의 품으로
시야엔 경계가 없고
청산의 품에 노니는 마음도 경계가 없네.
돌고 돌아도 님의 품 안,
가 없는 그대 지부 해함의 심성이여라.
헤매다 지칠 때면 산마루에 그늘지어
쉬어가라 나뭇가지 흔들어
바람까지 주시니 잠시 감은 눈 속에
비몽사몽 청산의 품이었네.
황혼으로 치닫는 인생 쓸쓸함만 가득한데
님의 정수리로 지는 해는
황혼조차 아름다워라.
넓고도 깊은 님이시여 청산이시여
무수한 발길 온갖 희로애락
다 받아 땅에 묻어 주시고
행복함은 잎새마다 새겨 주시니
어버이인들 이 보다 자애로울까
님의 품 안 찾아든 날 하많아
이제 그만 돌아가라 내치시어도
어느새 그 품에 깃들어 있네
청산이시여 내 발길 끊어지고
내 인생 다 지거든 청산 자락 기슭에라도
한 끝 내어 고이고이 받아주오.
너무 이쁜 솔나리를 만나서 행복한 순간, 처음으로 만난 큰 기쁨
쉽게 올라서 힘들게 내려온 산, 1070미터의 산을 700 고지에서 시작했으니 오르는 건 금방이었으나
하산은 1000미터를 다 내려갔으니 끝없는 급경사가 참 힘들었다. 오랜만에 다리가 후들거렸으니까.
예수원에서 구부시령까 다른 때 같으면 힘들 것도 없는데 힘들었던 건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이었다.
구부시령 낭떠러지 길을 걸어가는데 뿌연 연무가 시퍼런 산이 비치어 바다색 같고 나무들은
바다에 떠 있는 것같이 보인 날이다. 걷기 좋은 코스를 따라 자암재까지 가서 하산길로 접어드니
전망대에서 보는 절경이 이제까지 지나온 덕항산의 미미한 존재감을 확 떨쳐버리는 듯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높은 곳에 서 있는지는 반대편에 끝을 보기 힘들 정도의 높은 산꼭대기를 보면서 알았다.
그 높은 산을 600미터쯤 내려가면 환선굴이 있어서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 걱정도 있었지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유명한 곳을 그냥 지나치면 환선굴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아 들렸더니 입구에서
찬바람이 나와서 잠시 피서를 하고, 굴 속에서는 땀범벅이 된 몸은 상쾌해졌고 덥고 거친 숨은 다 몰아내고
억겁의 세월 동안 빛을 보지 못한 정화수가 만들어낸 물로 차갑고 상쾌한 숨을 가득 채워서 나왔다.
동자꽃
제1 전망대에서
산신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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