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동탄 무봉산

반야화 2025. 2. 24. 20:42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려도 산을 벗어나지 못하고 산을 뚫고 나가지만 역시 산에 갇혀 있는 길일 뿐이다. 그래서 좋은 점도 있지만 지평선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움이다. 특히 경기도에 산이 많아서 아직도 처음 가는 산이 있어서 참 좋다. 그저께는 무봉산에 갔는데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산이었다.

겨울산행은 좀 심심하다. 아무리 살펴도 뭐 하나 특별한 것이 없다. 그래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봄을 가장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눈이 녹아도 눈물이 땅으로 스며들 정도가 아니어서 푸석푸석한 산길을 걷다 보면 음지에는 몇 번 내린 눈이 그대로 얼음이 되어 낙엽 속에 단단히 숨어 있다. 숨은 얼음덩어리가 녹을 때면 산길이 질척이기도 해서 이즘에는 산길을 잘 선택해야 된다.

처음으로 가는 곳은 지명의 유래를 미리 알고 싶은데 무봉산이라니, 혹시 분화구처럼 산 정상이 움푹 파인곳일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봉황이 춤을 추는 듯한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어디서 봐야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무봉산은 화성시와 용인시에 걸쳐있는 산인데 여로 코스가 있는 동탄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 같았다.

기록에 의하면 무봉산이란 이름이 만의산이라는 기록이 있다고 하는데 무봉산 산자락에 포근히 자리 잡은 만의사가 있어서 만 의산, 만의사라고 불리기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의사는 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에 속한 절로 신라시대 때 창건, 고려 때 중창했고 현재의 사찰은 현종 10년(1669)에 신리에서 현재의 위치인 중리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살펴보니 일주문 앞에 수피도 없는 늙은 고목에 가지 하나가 나와서 꽃을 낳고 아직도 살아 있는 나무에서 절의 역사를 볼 수 있었고 전각들은 옛것 같은 모습은 일주문이 고풍스러웠고 다른 여러 전각들이 다 깨끗해서 증축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인지 단청만 새로 입은 것인지 궁금했다.

99봉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생겼는지 유래를 알 수 없는 봉우리에 정자가 있다.

무봉산 정상에 있는 쉼터, 이곳에 서면 동탄 신도시와 기흥 골프장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풍경이 있다.

하산해서 들려본 만의사의 일주문 뒤편.

고목의 벚나무와 일주문, 유서깊은 큰 절인데 존재도 몰랐다가 산행에서 보게되어 삼배라도 올리게 되니 무척 보람 있는 날이 되었다.

대웅전인데 단청만 새로 칠한 것이 아닐까 싶은 것은 대웅전의 형태 때문이다. 새로 증축했다면 팔작지붕 으로 지었을법한데 법당이 자그마한 맞배지붕이다. 요즘 보기 드문 건축이어서 옛 모습 그대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제석천왕, 천왕문으로 들어가면 모셔져 있는데 수령 천여 년이 넘은 벽조목(벼락 맞은 대추나무)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유리곽 속에 있어서 뒤편의 나무 본래의 모습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말로만 듣던 벼락 맞은 대추나무가 저 정도로 굵었다면 세월이 천년이 넘었다는 사실에 믿음이 갔다.

죽암당 정락 대율사 행장 비문이라고 되어 있는 금박으로 쓴 비문.

무봉도원, 기도처

지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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