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공간 3

한가로운 추석

명절이 되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날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민족 대 이동이 시작되는 날이니 오가는 길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인데 그 즐거운 날쌔고로 인해 자식들이 다치는 걸 보면 자식을 기다리던 그 마음이 얼마나 쓰라리고 오기를 바랐던 마음에 후회가 될까 하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되었는데 내 큰딸도 결혼을 하고 나니 그 대열에 끼어 있어 이제는 남의 일만은 아닌데 시댁 고향에서 무사히 돌아왔다는 전갈을 받고 나니 안심이 되었다. 어제는 한가하게 추석을 보내고 있는데 티브이에서 종가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었다. 우리 모녀는 정신문화가 잘 계승되어야만 해 그렇게 말하고 서로 같은 마음으로 방송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진성이 씨 종택도 나오고 종가 소개도 나오는 걸 보고 있다가 아이한테"이참에 ..

추억의 공간 2011.09.13

어머니께

어머니의 여생 앞에 어머니, 당신 가슴은 나의 고향이십니다. 뚝딱뚝딱 소우주 다 채워주시던 도깨비방망이 셨습니다. 세월 속에 제행무상 아닌 것 없다지만 80년을 간직하신 고사목이 다 되셔도 자식에겐 아직도 상록수이십니다. 생주이멸의 섭리 앞에 나의 고향은 정녕 허물어질 것인지 어머니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단말마 되어 나에 가슴을 찢어놓는다. 풍전등화 같은 나의 고향이시여! 잠시라도 잠시라도 한 방울의 기름되어 오래오래 타소서. 1993.5.8일 친정어머니 별세하시기 직전에 씀

추억의 공간 2008.05.08

반월성의 달빛

반월성의 가을 달밤 가을이 사색의 계절이어서 일까? 문득 엉켜 붙은 지난 일들을 하나씩 꺼내보고 싶어 진다. 가장 행복해야 할 신혼시절 그러나 그것은 꿈같은 얘기였다. 처음부터 우리의 설계도는 깊은 장롱 속에 접어두어야 했고. 영화 `올가미` 를예로 들면 쉽게 이해가 갈 것 같은 생활이었다. 남편이 중학생 때 홀로된 시어머니, 애지중지 키운 아들을 나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을 늘 하시는 것 같았다. 난 그때 직장생활을 하다가 바로 결혼을 해서 살림이란 시험대로 올라야 했지만 아무것도 할 줄을 몰랐고 하루를 온통,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데 반나절, 서툰 솜씨 발휘하는 데 반나절 그렇게 하루씩 지나갔다. 아직도 음식 솜씨는 없지만 그래도 그때 요리책 펼쳐놓고 몇 가지 반찬을 만들어 상에 올려놓고 ..

추억의 공간 2007.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