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공간

한가로운 추석

반야화 2011. 9. 13. 18:38

명절이 되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날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민족 대 이동이 시작되는 날이니 오가는 길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인데 그 즐거운 날쌔고로 인해 자식들이 다치는 걸 보면  자식을 기다리던 그 마음이 얼마나 쓰라리고 오기를 바랐던 마음에 후회가 될까 하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되었는데 내 큰딸도 결혼을 하고 나니 그 대열에 끼어 있어 이제는 남의 일만은 아닌데 시댁 고향에서 무사히 돌아왔다는 전갈을 받고 나니 안심이 되었다.

 

 어제는 한가하게 추석을 보내고 있는데 티브이에서 종가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었다. 우리 모녀는 정신문화가 잘 계승되어야만 해 그렇게 말하고  서로 같은 마음으로  방송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진성이 씨 종택도 나오고 종가 소개도 나오는 걸 보고 있다가 아이한테"이참에 우리 역사박물관에 가보자" "거기 가면 퇴계 선생님의 유물이 기증되어  있으니까"그래서 딸하고 역사박물관을 둘러보고 그 앞마당에서 아프리카 민속음악 공연도 보고 모처럼 한가하게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서 모녀는 많은 얘기를 했다. 내가 크면서 들었던 뿌리에 대한 얘기를 그대로 딸에게 들려주기도 하면서 돌담길을 돌아 다시 덕수궁 한바뀌를 산책하고, 딸은 친구를 만난다고 가고 나는 혼자서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정낭에 들어갈 때 마음 틀리고 나올 때 마음 틀린다는 말이 맞는구나 하면서 속으로 웃었다. 왜냐하면 딸의 차를 타고 나갈 때는 텅텅 비어있는 버스 전용차선을 보고 오늘 같은 휴일에는 전용차선을 해지를 하던지 영업용 택시도 함께 사용하면 참 좋겠다고 하면서 꽉 막히는 도로를 보고 한마디 했다. 차선도 적은데 하나를 묶었으면 영업용 택시도 전용차선을 이용하면 길도 덜 막히고 택시 이용자는 빨라서 좋고 기사는 수입이 늘어날 수도 있어 좋고, 그렇게 말했는데 혼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서는 버스가 전용차선으로 막힘없이 달리니까 또 그대로가 얼마나 좋던지, 입장 따라 생각이 바뀌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하면서 편하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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