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있는 곳에서 봄색이 먼저 짙어질 것 같아 걷고 싶은 길을 여의도 길로 정했지만 가는 길이 만만찮다. 출근시간을 피하려고 약속시간을 늦게 잡지만 소용이 없었다. 더구나 9호선 급행을 타야 하는 노선이라면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그 북적임이 싫지 않는 것은 일터로 가는 인파가 그만큼 많다는 좋은 징조로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한 생각이 든다. 여의도 샛강역에서 출발해서 둘레가 8킬로인 여의도를 다 걷고도 공원에서 놀다가 봄물을 온몸에 흠뻑 적시고 돌아왔다. 여의도가 어떤 모양으로 섬의 형태를 띠고 있는지 궁금해서 무척 돌아보고 싶었는데 이름 그대로 샛강이 졸졸 흐르고 가느다란 개천에 한강 물줄기가 막힘이 없이 한바뀌 돌아서 다시 한강으로 나가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여의도란 지명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