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경기도 장흥면 노고산, 삼각산이 바라보이는 곳 (삼각산의 가장 멋진 모습을 보는 곳)
소생하는 자연의 질서가 시작되는 때다. 사람 사는 세상에는 언제나 힘 있는 자에 따라 그 질서가 바뀌기도 하지만 자연의 질서에는 다투는 법 없이 순리에 따른 생명들의 질서가 참 경이롭기까지 하다. 모두가 봄이 오면 진달래의 꽃소식을 먼저 기다리지만 진달래는 그 바람대로 잘난 체 생강 꽃보다 먼저 피는 법이 없다.
생강 꽃이 봄물 결의 첫 테이프를 끊고 나면 연이어 개나리 진달래가 따라서 피어난다. 이즘이면 이산 저산에서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지나간 한 해의 감사함을 실어 새해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하나의 절차를 시행하는 산사람들의 경건함을 볼 수 있는데 어제는 우리 마을 산악회도 예외 없이 그 절차에 따른 정성을 들이는 날이었다. 춘설이 잠시 다녀간 산기슭을 따라 저마다 어떤 기원을 담고 산을 오르는 뒷모습은 무채색의 침묵을 깨워 꽃을 피워내는 따뜻한 새봄의 띠처럼 보인다.
산이 우리에게 주는 아름다운 사계절의 절정에 비하면 미약한 정성이지만, 우리는 자연에서 배운 한없는 베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제를 올리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거기에는 바라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지난 시간에 대한 고마움에 더 큰 비중을 실어서 경건한 마음으로 산신께 작은 정성을 들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동안 산이라는 그 크고 깊은 품 속에서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면서 지나 온 사람들과의 돈독한 정은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부가 되어 다른 곳으로 전파가 된다면 반목과 불신에 대한 불안한 세상에 조금이나마 새바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끝으로 올 한 해 우리 마을 산악회 모든 가족들이 산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기를 바라면서 수고하신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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