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빈의 링 안에서...(오스트리아)

반야화 2025. 7. 10. 18:28

2005.6.22
빈을 두 번째로 방문한다. 십 년 전에 동유럽 패키지로 갔던 오스트리아의 첫인상이 아련하게 남아 있던 기억을 안고 다시 찾은 오스트리에세 일주일을 체류하는 여정이다. 처음 갔을 때는 주마간산 격인 여행이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았던 나라여서 이번에는 제대로 잘 보고 싶었다.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딸들과 함께여서 더 편리한 여행이 되어준 덕에 겉만 보던 것에서 속까지 보고 빈에서 꼭 즐겨야 하는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알찬 여행에 행복을 더한다.

빈에 도착한 첫날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들여놓고 가벼운 차림으로 빈의 링 안 슈테판 플라츠에 모여있는 슈테판 대성당과 근처 여러 곳을 둘러보는데 거리마다 예사로운 건축물이 없다. 겉보기엔 다 새 건축물 같아 보이는 도시가 다 몇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연 있는 걸이여서 그냥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합스부르크의 향기를 느껴보는 즐거운 시간여행이 된다.

슈니첼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7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호프부르크 왕궁으로 갔다. 왕궁 안에 있는 왕실성당에서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빈 소년합창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 조금 이른 시간에 먼저 왕궁정원을 걸으면서 도심이 아닌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싱그러움이 너무 좋았다. 워낙 나무들이 거대하고 넓은 정원이어서 그 아래를 걸어가는 우리가 너무 작아 보인다. 숲을 지나 왕궁의 많은 건축물에서 왕실성당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담한 공간에 꽉 들어찬 예배당 안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빈 소년 합창단의 공연은 신자와 관광객이 함께 볼 수 있는데 관광객은 티켓을 사서 들어간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연을 했지만 쉽게 갈 수 없는 공연을 현지에서 보는 감동과 경건함을 주는 아름다운 공연장면은 오페라, 오케스트라 공연과 함께 별도로 포스팅을 하기로 한다.

호프부르크 왕궁, 100여 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1220년경 건축되었으며, 1918년까지 합스부르크 왕가가 거주했던 겨울 궁전(여름에는 쇤브룬 궁전에 거주)이다. 여러 왕들을 거치면서 다양한 양식으로 여러 차례 증축되면서 16세기 초 지금의 르네상스 양식으로 완성되었다는 궁이다. 현재 오스트리아의 대통령 집무실과 국제 컨벤션 센터로 사용 중이라고 한다.

호프부르크 정원, 정원은 언제든 들어갈 수 있는데 오래된 정원이어서 수목들이 울창하고 넓어서 너무 좋았다. 이렇게 좋은 공간이 시민에게 개방되어 있다니 언제나 소풍 온 것처럼 즐기는 빈이 시민들이 행복해 보였다.

프란츠 요제츠 1세 동상

베드로성당

카페 데멜,  오래전에 패키지여행에서 비엔나커피를 맛보기 위해 기다리다가 시간적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갔던 아쉬움을 토로했더니 이번 모녀의 자유여행에서 그때 맛보지 못한 비엔나커피를 맛보는 좋은 시간을 갖게해준 딸들이 고마웠다. 알고 보니 보통 커피만 파는 카페가 아니었다. 오랜 전통이 있는 왕실의 디저트를 책임진 카페이며 장소도 바로 호프부르크 정문 앞 직선거리에 있다. 유명세 때문인지 자리 잡기도 쉽지 않은 곳이고 들어 거면 커피와 디저트뿐 아니라 실내 건축미에 더 시선이 끌리는 궁전의 일부 같은 느낌을 받는 멋진 곳이다.

모양도 맛도 일품인 비엔나커피

호프부르크 앞 정면 시가지

빈의 링 안에는 거리마다 마차가 다녀서 옛 정취를 느낄 수도 있지만 거리의 향기는 좋지 않다.

시청사, 빈의 링 안에는 걸어서 왕정시대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어 있어서 편하다.

국회의사당

페스트조일레, 16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전염병에 엄청난 목숨을 잃었던 흑사병을 퇴치한 기념으로 세운탑이라고 하는데 그 앞에서 몇백 년의 역사와 마주하는 순간이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슈니첼, 비엔나에서 꼭 먹어보고 싶다고 한 음식인데 값에 비해 맛이 미치지 못했다. 슈테판 대성당을 본 후 뒤쪽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음식점 앞에 길게 줄이 서 있어서 유명세를 알 것 같아서 우리도 줄에 끼어 뜨거운 햇빛을 견디며 기다리다 들어갔다. 저 세 가지 음식이 15만 원이 넘었지만 반정도밖에 못 먹었다. 우선 얇은 돼지고기를 기름에 튀긴 슈니첼은 너무 컸다. 그 나라 사람의 양은 어떤지 몰라도 우리에겐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컸고 맛은 썩 좋다고도 할 수 없었다. 입맛에 맞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음식도 취향이 다르니까 평가는 할 수 없는 것.

슈테판 대성당 내부의 파이프오르간

슈테판 대성당 파사드, 첫 빈 여행에서 봤을 때는 건축이며 실내가 엄청 거대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유럽의 대성당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두 번째 보니 그때보다 더 작아 보였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대성당내부

성당의 측면도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