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여기서 매일이 명징한 이 날씨 하나 들고 가고 싶다. 구름이 끼어도 시야는 말갛다. 하늘은 언제나 진면목의 색을 지니고. 자연은 언제나 그 아래 윤기가 난다. 피렌체 체류의 일상은 먼저 아침 산책을 하는데 9시쯤 모두가 바빠 보이는 출근길이 잦아들면 길마다 관광객으로 채워지는 것이 이 도시의 아침풍경이다. 사람들이 북적이며 남긴 쓰레기들은 말끔히 치워져 있고 가게들이 손님 맞을 준비에 바쁠 때 우리는 느긋하게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는 큰 공원을 찾았다. 아르노강변에 있는 공원인데 물길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카시네 공원이다. 간밤에 소나기가 내리더니 어느 골짜기를 헤집었는지 흙물이 가장자리를 넓히고 힘차게 흐른다. 수목들이 얼마나 울창하고 키가 큰지 내가 너무 작아 보인다. 키 큰 나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