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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의 별

반야화 2023. 7. 18. 21:45

얼마 만에 보는 푸른 밤하늘인가!
다시는 보여주지 않을 것 같던 밤하늘의 푸른빛이 반갑고 좋기보다는 야속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저럴 거면서, 저렇게 멋진 얼굴을 감추고 무슨 원한으로 울분의 얼굴로 세상을 초토화시키고 싶었을까.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너무 맑고 깨끗한 밤하늘에 별을 띄워놓고 권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늘의 권력은 인자할 땐 너무도 감사하고 따사롭지만 남용할 때면 인간의 능력으로 감당을 못하는 지상 최고의 권력을 지닌 하느님을 감사와 원망의 양면성 아래 쳐다볼 수밖에 없는 미약한 인간인데 작은 권력 하나 가졌다고 우쭐대는 꼴이 얼마나 우스운지 그것도 함께 경험하는 광란의 장마철이다.

여름에는 밤이 좋고 밤에 하는 산책이 좋은데 오랜만에 그것을 할 수 있어서 광교호수로 갔더니 세상은 절대로 공평하지 않다는 걸 절감했다. 그 많은 비가 왔지만 물고인 곳도 없이 깨끗이 청소된 것만 같고 화려한 불빛이 일렁이는 도시와 그 불빛을 담고 있는 호수까지 차란 하기만 한 밤이  완전 딴 세상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밤산책 길이
한걸음  한걸음 뗄 때마다 수해민이 생각나 너무 화려해서 눈물 나게 슬픈 밤이다. 하루 만에 가족을 잃고 전부를 잃어버린 심정은 무엇을 위해 삶을 이어갈 수 있을지 너무 안타깝다.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인정이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