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칼렌 베르크언덕과 베토벤하우스
2025.6.24
예술과 음악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특히 오스트리아에서는 베토벤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어서 그의 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도 무척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시골마을로 찾아간다. 먼저 오스트리아 빈의 일부 지역을 파노라마처럼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인 칼렌베르크로 가는데 빈에서 트렘을 타고 다시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가야 하는 산골언덕이기 때문에 무척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간다. 버스는 언덕 종점에 있는 칼렌베르크성당까지 간다.
칼렌베르크 언덕에 도착하니 조그만 칼렌베르크 성당이 있고 옆에는 풍경 좋은 곳에 카페가 있다. 학생들의 소풍장소로 좋은지 어린 학생들이 걸어서 언덕을 올라와서 헉헉거리면서 언덕에서 사진을 찍으며 노는 모습도 힘든 것을 마다하지 않는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게 보인다. 조금 더 숲 속으로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는데 지금은 운영하지 않아 벤치에 잠시 쉬다가 내려와 카페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데 멋진 풍경은 최고의 안주거리가 된다.
칼렌베르크는 마치 피렌체에서 본 피에솔레언덕과 비슷해 보인다. 도시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어서 현지인과 관광객이 자연을 즐겨 찾는 명소로 여겨졌다. 언덕에 서면 비엔나 일부의 멋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고 예술공간을 한참 관람하고 지쳐서 자연 속이 그리울 때쯤 찾을 수 있는 시원하게 열린 곳이다. 이곳은 중세시대부터 포도밭으로 사용되어서 현재도 오스트리아의 와인을 상당량 생산 제공하는 곳이라고 한다.
베토벤의 수많은 음악 중에 내가 즐겨 듣는 곡이 6번 교향곡인 전원교향곡이다. 늘 그 곡을 들으면서 책을 보곤 했는데 바로 이곳에서 베토벤이 그 곡의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내가 여기에 올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딸이 이끄는 데로 따라왔더니 이 순간이 개인적인 역사적 순간을 맞게 될 줄이야! 장소 역시 클래식한 분위기여서 마치 내가 악보의 한 선율을 타고 있는 듯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전원교향곡이 탄생할 충분한 조건을 갖춘 푸른 하늘과 개울물 소리, 넓은 전원, 숲 속마을 등 다 갖춘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잔잔한 선율과 아름다운 자연이 느껴졌는데 내가 바로 여기 명곡의 탄생지에 에 와 있다니 감개무량할 뿐이다.
언덕을 올라갈 때는 버스를 탔으나 내려갈 때는 걸어서 내려갔다. 베토벤이 느꼈을 전원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그러나 버스길이 아닌 중간에서 지름길인 포도밭 속으로 내려가니 농로 같은 사잇길이 있고 한참 더 내려가면 맑은 물이 흐르는 도랑이 아래 마을까지 이어져 있어서 시원하고 그늘져서 모녀간 담소를 나누며 걷다 보니 이쪽저쪽에는 여러 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우리는 조금 더 내려가다가 마을 쪽으로 도랑을 건너 베토벤하우스가 있는 하일리겐슈타트 마을에서 그가 자주 찾았다는 전통식당인 호이리게에서 이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과 소시지 등으로 차린 메뉴로 점심을 먹었다.
칼렌베르크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 저 멀리에는 빈의 일부가 아스라이 보이고 언덕아래는 거의 포도밭인데 아래 마을에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포도로 운영되는 와이너리가 많이 있고 그 와인으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전통식당인 호이리게를 운영하고 있다.
언덕에 있는 칼렌베르크 성당
풍경이 좋아서 더욱 다정한 연인들.

슈테파니에바르테 전망대 해설,
(1887) 다뉴브 강에서 약 300m 높이에 위치한 22m 높이의 전망대에서는 비엔나 분지, 비엔나 숲의 언덕, 그리고 다뉴브 계곡의 인상적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동쪽으로는 라이터 산맥, 남서쪽으로는 약 70km 떨어진 슈네베르크 산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이어링에서 비극적으로 사망한 루돌프 왕세자(1858-1889)의 아내이자 벨기에의 스테파니 대공비(1864-1945)는 485m 높이의 칼렌베르크 산에 전망대를 기증했다. 이 탑의 특징은 각각 125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별도 계단이다. 1980년대에 슈테파니바르테는 빈 시에 인수되어 1990년부터 1992년까지 전면 보수되었고 이 보수 공사의 일환으로 계단 위에 유리 구조물이 세워졌다.
소풍온 아이들
포도밭 사잇길을 따라 내려가면 개울물이 이어지고 근처에는 와이너리가 있는 마을이 있다.
물가엔 별난 연리목이 된 나무들이 쭉 늘어서있는 게 참 특이하다,
베토벤이 즐겨 찾았다는 전통 음식점인 호이리게에서 여기서 우리도 베토벤의 향기를 느끼며 그가 먹었을 것 같은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고목의 포도나무가 있고 안쪽으로 엄청 넓은 마당과 홀이 있는데 주로 마당에 천막을 치고 테이블이 있는 곳을 이곳 사람들이 더 선호하는 것 같다. 마당에 깔린 반질반질한 돌도 베토벤이 밟았겠지, 이 길을 베토벤이 걸었겠지 하면서 그의 향기를 느끼려고 애쓰며 마을을 걸어내려 가 시간이 늦어져서 버스를 타고 나왔다.
와인병 장식
호이리게, 오스트리아 전통음식,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데 음식값은 순하지 않다.

베토벤하우스는 오스트리아 국기 두 개를 꽂아두어서 베토벤이 살았다는 표시를 해두었다. 베토벤은 이사를 80번이나 했다고 하는데 이 마을에도 국기가 꽂힌 곳이 몇 군데나 더 있다.


하일리겐슈타트 마을, 산 아래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베토벤이 요양을 하면서 작곡도 많이 남기고 잘 아는 베토벤 전원교향곡도 이 마을에서 썼다고 한다. 여기서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라는 베토벤유서를 남긴 곳이기도 한마을이라고 한다.

우리가 점심을 먹은 베토벤 하우스의 호이리게, 마이어 암 패리, 베토벤은 영감을 얻기 위해 평화로운 비엔나 교외와 시골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음악이나 모든 예술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 것 같다. 베토벤은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종종 비엔나 숲과 칼렌베르크에서 산책을 하며 새로운 작곡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데 마을이 작고 아담하지만 조용히 요양하기에도 참 좋아 보였다. 베토벤도 자연을 무척 좋아했나 보다. 베토벤 산책길, 베토벤 박물관도 있는데 언덕에 오르내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다 들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