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삼척 덕항산과 환선굴
반야화
2015. 7. 29. 15:25
쉽게 올라서 힘들게 내려온 산, 1070미터의 산을 700 고지에서 시작했으니 오르는 건 금방이었
으나 하산은 1000미터를 다 내려갔으니 끝없는 급경사가 참 힘들었다. 오랜만에 다리가 후들
거렸으니까. 예수원에서 구부시령까지 다른 때 같으면 힘들 것도 없는데 힘들었던 건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이었다.
구부시령 낭떠러지 길을 걸어가는데 뿌연 연무에 시퍼런 산이 비치어 바다색 같고 나무들은
바다에 떠 있는 것같이 보인 날이다. 걷기 좋은 코스를 따라 자암재까지 가서 하산길로 접어드니 전망대에서 보는 절경이 이제까지 지나온 덕항산의 미미한 존재감을 확 떨쳐버리는 듯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높은 곳에 서 있는지는 반대편에 끝을 보기 힘들 정도의 높은 산꼭대기를 보면서 알았다.
그 높은 산을 600미터쯤 내려가면 환선굴이 있어서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 걱정도 있었지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유명한 곳을 그냥 지나치면 환선굴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아 들렸더니 입구에서 찬바람이 나와서 잠시 피서를 하고, 굴 속에서는 땀범벅이 된 몸은 상쾌해졌고 덥고 거친 숨은 다 몰아내고 억겁의 세월 동안 빛을 보지 못한 정화수가 만들어낸 물로 차갑고 상쾌한 들숨을 가득 채워서 나왔다.






동자꽃


제1 전망대에서



산신의 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