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note
버리지 못하는 고운 것들
반야화
2010. 10. 26. 12:39

곱다 곱다.
너무 고와서 발길에 체이게 둘 수 없는 잎새들
무릇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마지막 초라한 모습은 보이려 들지 않는데
단풍 너는 이리도 고운 색을 품고
마지막에 보이려 기다렸더냐!
모체를 떠나는 여행길이 너무 고와서 슬프구나
못 본 체 두었다면 한낱 거름이 될 너를
내 거실에서 이렇게 이쁜 그림이 되어주는구나
이제 영원히 변치 않는 영상으로 나와 만날 것이야
내 생명에도 떨겨가 생기거든
너만큼만 이쁘게 떠나고 싶다.
저무는 나의 가을이 고운 너의 가을 속에서
이렇게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