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버섯

망태버섯의 경고장

반야화 2022. 8. 3. 17:52

지구 생명체는 어쩌면 이토록 종류도 많고 모양도 다양한지, 본 것보다 못 본 게 더 많을 테지만 지금껏 본 것도 참 많고 많다. 강한 것부터 약한 것까지 다 살펴보면 생명이 있는 한 저마다의 치장을 하면서 삶의 최고의 경지까지 올라보려는 욕망체로 살아간다.

손 한 번만 데도 스러지는 여린 생명이 장마 지는 여름 한 철을 절정의 삶을 살고도 미련 없이 스러지면서 남기는 게 무엇일까. 다만 땅의 명령으로 피어나는 걸까, 그렇게 한참을 들여다보면서 그 이쁜 모습에 홀려 있는 아득한 정신을 독충에 찔러서 아찔하게 하는 그 무엇이 이웃해 살고 있었다.

노란 그물망으로 옷을 지어 입고 축축한 흙빛을 한껏 빛내고 있는 망태버섯에 반해 이리저리 생생한 모습을 찍고 있는데 이름 모를 독충에 찔리고 말았다.

벌도 아닌 것이 모습을 감추고 나를 적으로 대하다니, 순간 얼마나 따갑고 아팠는지 집까지 정신없이 뛰어나려 갔다. 이쁜 것에 홀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 후 병원에서 처방을 받고 4일간 아팠다.

어떤 것이든 이쁜 것에는 경계심을
두라는 경고장을 호되게 받은
셈이다.

각시우산버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