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내 인생의 무대
반야화
2009. 9. 23. 21:52
북한산 족두리 바위,
여기를 가기 위해서는 불광동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 북한산 품이 얼마나 장대한지 코스에 따라 출발점이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다. 같은 북한산 줄기이지만 정릉 쪽에서 출발하려면 우리 집에서는 차로 4분 거리에 산성입구가 있는데 비해 여기서 정릉까지는 한 시간 이상을 가야 할 정도로 먼 거리에 있기도 하다. 3년을 다녀야 다 갈 수 있다는 코스들을 난 거의 다 가 본 셈인데 이상하게도 몇 년 후에 다시 가면 처음 가는 것처럼 낯설어진다. 그만큼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북한산은 언제부터인가 내 중년의 삶을 풍요롭게 장식해 주는 내 인생의 무대가 되고 있다. 계절과 장소에 따라 연극무대, 음악 무대. 독서 무대 등 희로애락의 대부분이 연출되는, 어쩌면 앞으로도 불과분의 관계가 될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의 무대에는 코발트색 창공에 눈부신 조명을 받으며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까지 효과음이 최적으로 동원되는 그곳에서 심신을 정화하고 돌아오면 행복은 덤으로 오는 것 같은 또 하루를 충족으로 마무리한다.